호르무즈 해협 위험, 내 기름값은 안전한가?
며칠 전 주유소에 들렀다가 가격판을 보고 한 번 멈칫했다. 휘발유 리터당 가격이 어느새 2,000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. 뉴스에서는 "호르무즈 해협 봉쇄"라는 말이 연일 쏟아지고 있었지만, 솔직히 처음엔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 싶었다. 페르시아만 어딘가에 있는 좁은 바닷길 이야기가 내 지갑과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. 그런데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이건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었다.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%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, 그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들어온다. 이 길이 막히면, 우리가 쓰는 기름값은 물론이고 전기요금, 난방비, 심지어 장바구니 물가까지 연쇄 충격을 받는다. 호르무즈 해협 위험은 거시경제 뉴스가 아니라, 사실상 가계 경제 뉴스다. 호르무즈 해협, 왜 '세계의 목줄'이라 불리나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위치한,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3km에 불과한 해협이다. 겉보기엔 작은 통로처럼 보이지만, 하루 약 2,000만 배럴의 원유가 이 길을 지나간다. 이는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7%, 전체 석유 소비의 약 20%에 해당한다. 카타르산 LNG를 포함하면 전 세계 LNG 교역량의 약 20%도 여기를 통과한다. 사우디아라비아·이라크·이란·UAE·쿠웨이트·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할 때 거의 유일하게 쓸 수 있는 출구가 바로 이 해협이다. 우회 파이프라인이 일부 존재하지만, 하루 최대 260만 배럴 수준으로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물량의 13%에 불과하다. 그래서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 에너지정보청(EIA)도 '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병목 지점'으로 꼽는다. 한국 입장에서는 더 예민한 문제다. 일본(약 95%)보다는 낮지만 우리도 전체 원유 수입의 72% 이상이 호르무즈를 통해 온다. 나프타 같은 석유화학 원료도 수입 물량의 54%가 이 항로에 의존한다. 이런 구조에서 해협 봉쇄는 단순한 뉴스 이슈가 아니다. 2026...